3분 진료, 폭증하는 검사, 필수 의료 붕괴…자본주의와 기술 중독, 국가의 방치가 만든 익숙해진 풍경들병원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 도대체 병원에 가면 검사 말고 하는 게 뭐냐?병원 다니면서 생긴 불만에는 이유가 있다병원에 가서 오랜 시간 대기하다가 의사 앞에 앉으면 3분 이상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다. 이 같은 현실에 붙은 이름이 ‘3분 진료’다. 그러면 환자는 병원 가서 진료 말고 무엇을 하나? 검사를 한다. 이 검사 저 검사 하다 보면 병원에서 잡아먹는 돈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최근 병원에 가본 환자라면 이런 불만을 한 번쯤 가져봤을 것이다. 그런데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상황의 배후에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기본적인 의료수가가 낮아서 의사들은 더 많은 환자를 보아야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고, 부족한 수익을 검사로 보충한다. 병원에서는 우수성이 검증되지 않는 첨단 의료 기기들을 자본의 논리에 따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다른 한편에서 필수 의료 의사들은 오늘도 현장을 떠난다. 얼마 전 ‘조용한 사직’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우리나라 필수 의료 의사들은 오래전부터 ‘조용한
올해 2월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가 나왔다. 주인공은 에임메드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소프트웨어 ‘솜즈’다. 아직 임상에 활발하게 적용되기에는 남은 과정이 적지 않지만, 디지털 치료기기의 적용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치료 소프트웨어다. 국가로부터 효용성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건강 앱들과는 차별성이 있으며,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디지털치료학회는 디지털 치료의 연구개발과 정착을 도모하기 위해 2021년 10월 14일에 창립된 신생 학회이다. 임상 의사들은 디지털 치료기기의 적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아직은 생소한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개념을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지 듣고자 대한디지털치료학회 김재진 회장을 만났다. Q. 회장님과 학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한디지털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입니다. 뇌 기능 영상, 가상현실 등을 연구하다가, 가상현실 기술이 이제 디지털 치료 기술로 연계되